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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admin)
등록일
2012.08.06
조회수
2298
제목
박수근이 그린 동화…박수근을 그린 동화
박수근이 그린 동화…박수근을 그린 동화
한겨레신문에 게재되었으며 16면의 4단기사입니다.16면4단| 기사입력 2012-05-04 20:25


[한겨레] ‘국민화가’ 박수근의 그림은 지금 한국에서 가장 비싼 값에 팔리지만, 생전 그는 지독하게 가난했다. 그의 큰딸 박인숙씨는 그림이 팔리는 날이면 쌀밥을 먹을 수 있었지만 보통 때는 소금물에 밀가루 반죽을 뜯어 넣은 수제비를 먹었고, 옷도 얻어 입은 적이 많았다고 회고한다.

이런 형편 탓에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사주기 어려웠던 박수근은 직접 그림책을 만들어서 읽어줬다. 그가 그림을 그리고, 부인인 김복순이 또박또박 글을 썼다. 이렇게 완성된 책에는 고구려 이야기 일곱편이 실렸다. 아이들은 그 책을 수백번, 수천번씩 읽고 들었다.

사계절출판사가 이 가운데 ‘평강 공주와 바보 온달’, ‘아버지를 찾는 유리 소년’,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 세편을 골라 한권의 책으로 엮어 냈다. 그림은 원본을 살렸지만 글은 딸 박인숙씨가 다시 썼다. 박씨는 미술교사로 재직하다 교장으로 정년퇴직했으며 현재 강원도 양구 박수근미술관 명예관장이다. 아버지가 자신의 머리맡에서 조곤조곤 읽어주던 그때의 느낌이 책에 그대로 담겼을 것이다.

이 그림책에서 보이는 박수근의 화풍은 우리가 익숙히 보던 것과는 다르다. 누런 종이에 담백하게 까만 선을 긋고 수채로 슥슥 칠한 그림은 편안한 느낌을 준다. 사실적인 표정과 역동적인 동작 묘사도 기존 박수근 그림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재미로 다가온다. 역시 아버지의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편안하게 그려준 덕분이 아닌가 싶다.

사계절은 마침 화가 박수근의 어린 시절을 동화로 재구성한 <꿈꾸는 징검돌>도 함께 내놓았다. 박수근의 고향 강원도 양구에서 40여년 뒤에 태어난 그림책 작가 김용철씨가 쓰고 그린 책이다. 동네 사람들에게 전해들은 그의 어린 시절 일화들을 박수근 특유의 화풍을 재현한 삽화와 함께 담았다. 어린 박수근이 아기를 업은 소녀와 함께 하루 종일 동네를 돌아다니며 <빨래터>, <절구질하는 여인>, <농악> 등 그의 대표작에 등장하는 풍경들을 만나는 이야기들이다.

박수근은 첫 개인전을 죽고 나서야 지인들 도움으로 열 만큼 곤궁한 삶을 살다 갔다. 두 책은 이런 가난 속에서도 순수하고 따뜻한 화풍을 잃지 않았던 박수근의 속내를 엿보게 해준다. 올해는 박수근미술관을 개관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다. 미술관은 사계절출판사와 함께 7월15일까지 고구려 이야기 원화 등을 전시하는 ‘동화로 보는 박수근’전을 연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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