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품레지던시예정전시
어린이미술관박수근 미술상알림마당
로고 모바일
  •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 마가렛 밀러부인에게 보내는 편지
  • 그 외의 편지
  • 약혼 전 편지
  • 약혼 후 편지1
  • 약혼 후 편지2
  • 약혼 후 편지3

약혼 전 편지

 실례인 줄 알면서도 이 편지를 보내오니 용서하시고 끝까지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나는 양구군 양구면 정림리 부농가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어려서는 고운 옷에 갓신만 신고 자랐습니다. 그런데 내가 일곱 살 되던 해 아버지의 광산사업이 실패하고 물에 전답이 떠내려가서 우리집은 그만 가난하게 되었습니다. 5세때 서당에 다녔고 7세때 보통학교에 입학해서 나는 보통학교밖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어머니께서 유방암으로 오래 병원에 계시다 돌아가셔서 동생들과 아버지를 어머니 대신 돌보아야  했기에 고학이라도 해서 미술학교를 다니려던 꿈은 그만 깨어져 버렸습니다. 나는 춘천과 서울로 다니면서 그림 공부를 독학했습니다. 지금까지 네 번 선전에 입선했습니다. 선전에 처음 입선한 것은 내가 18세 때였습니다.

 지금까지 춘천에서 그림 공부를 하다 부모님이 계신 집에 오니 부모님께서 윗집 처녀에게 장가들라고 권하셨습니다. 나는 여러번 거절했습니다. 내가 더 성공해서 결혼할 생각이었으나 부모님께서 하도 권하셔서 나는 당신에 대해 내 동생 원근이와 동네 사람들에게 알아보았습니다. 일전에 당신이 우리 어머니와 빨래하러 같이 가셨을 때 어머니 점심을 가져간다는 핑계로 빨래터에 가서 당신을 자세히 보고 아내로 맞아들이기로 마음으로 결정했습니다.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입니다. 재산이라곤 붓과 파레트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만일 승낙하셔서 나와 결혼해 주신다면 물질적으로는 고생이 되겠으나 정신적으로는 당신을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해 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나는 훌륭한 화가가 되고 당신은 훌륭한 화가의 아내가 되어주시지 않겠습니까? 귀여운 당신을 내 아내로 맞이한다면 그보다 더한 행복은 없겠습니다. 내가 이제까지 꿈꾸어 오던 내 아내에 대한 여성상은 당신과 같이 소박하고 순진하고 고전미를 지닌 여성이었는데 당신을 꼭 나의 베필로 하느님께서 정해주신 것으로 믿고 싶습니다.

 나는 나 혼자 당신을 모델로 그림을 그려보기도 합니다. 나의 이 숨김없는 고백을 들으시고 당신도 당신의 심정을 솔직히 적어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답장을 기다리겠습니다.

약혼 후 편지1

 그 동안 내가 얼마나 애를 태웠는지 당신은 모를 것입니다.

 어머니 편에 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애타게 기다렸지만 답장이 오지 않아 이제나저제나 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중 일전에 큰 소리가 나서 귀를 기울여 보니 내가 보낸 편지 때문에 당신이 아버지에게 매를 맞는 소리였습니다. 우리 가족은 눈 속에 발을 파묻고 잠잠해지도록 울타리 밑에서 추운 줄도 모르고 서 있었습니다.

 참으로 미안합니다. 나로 인해 아버지의 매를 맞는 당신에게 내가 무슨 말로 사과를 드려야 할까요? 그러나 당신 못지 않게 나의 마음도 몹시 아팠습니다. 소설에서나 영화에서 실연을 당하고 자살을 한다든가 병이 난다든가 하는 것을 보았을 때 나는 못난 사람이라고 흉을 보았습니다. 그러던 내가 당하고 보니 내 마음은 걷잡을 수 없었습니다. 당신이 춘천으로 약혼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참으로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듯했습니다.나는 스스로 의지가 강하다고 자부했었는데 이처럼 약한 줄이야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나는 하느님께 얼마나 많은 기도를 했는지요? 그 사람과 약혼을 한 당신이 내 아내가 되어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줄 알면서도 나는 하나님께 수없이 기도를 했습니다. 당신을 내게 돌려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나는 당신을 모델로 해서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이번에 서울 가서 당신에게 줄 불란서 자수 수실을 사 가지고 와서 보내니 고운 수를 놓아 가지고 오십시오. 지면에 다 이야기할 수가 없어서 이만 씁니다. 결혼하면 두고두고 옛이야기 삼아 하고 삽시다.

 몸조심하십시오. 안녕히.

약혼 후 편지2

 결혼 준비에 얼마나 바쁘시오.

 조심해서 잘하지 어쩌다 손을 그렇게 많이 다쳤소. 나는 당신이 돌아가신 어머니 제사를 차리려고 고기를 썰다 손을 뭉청 베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모르겠소.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다 칼날이 당신 손을 스치는 것도 모르고...

 아버지(장인영감)가 엄하시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뛰어가 내 손으로 당신 손에 약을 발라드리고 싶지만 가지 못하는 내 마음은 괴롭기만 합니다. 여기 약을 사서 보내니 잘 바르고 처매시오.

 속히 낫기를 바라면서.

약혼 후 편지3

 어제 저녁에는 실례가 많았습니다.
왠지 저녁에 가고픈 생각이 나서 갔었더니 마침 장인도 안 계시고 큰 장모님도 안 계셔서 그냥 돌아오려고 했는데 작은 장모님께서 당신이 편도선이 부어 앓아 누워있으니 안방에 들어가 보고 가라고 하시기는 하나 그러다 장인께서 들어오시면 또 당신을 괴롭힐 것같아 망설였지만 그냥 발길이 안 돌아서서 당신이 누워있는 안방에 작은 장모님 안내로 들어갔었습니다. 물론 예고 없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당신이 그토록 당황하고 불안에 떨 줄은 몰랐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말 한마디 없이 조용한 가운데도 나는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일어나려고 했지만 나도 모르게 앉아 있었습니다. 큰 장모님이 들어오셔서 누가 이 안방에 들어오게 했느냐며 불쾌하게 말씀하셔서 나는 진작 일어서지 않은 것을 후회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도 몹시 불안했습니다. 혹시나 또 당신이 부모님에게 꾸지람이나 받지 않을까 해서 말입니다. 괴로움을 받으시더라도 조금만 참아 주세요. 이제 결혼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요.

 참 편도선 부은 건 어떤지요?

 나는 아침에도 당신의 건강을 위해 기도 드렸습니다. 너무 무리를 하지 마시고 몸조심하십시오.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 편지1
  • 편지2
  • 편지3
  • 편지4
  • 편지5
  • 편지6
  • 편지7
  • 편지8
  • 편지9
  • 편지10
  • 편지11
  • 편지12
  • 편지13
  • 편지14
  • 편지15
  • 편지16

편지1

 친애하는 밀러 선생께

 친절히 보내주신 편지는 반갑게 받았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저에게 보내주시기 위해서 애쓰시면서 보내주신 회구(繪具)를 아직 받지 못하였습니다. 이번에 보내 주실 화구의 APO는 주한미대사 문정관 헨더슨 씨에게 양해를 얻었습니다. 이번 한번만 이용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화구를 부쳐주실 주소 : Mr. Gregory Henderson American Embassy/APO 301 c/o Postmaster San Fransisco. Calif.

 월드하우스 갤러리에서 보내온 그림 대금에 다하여 서독대사 허트스씨를 만나 상의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방법을 알려주셔서 이렇게 하기로 하였습니다. 재미유학생에게 송금하는 학부형에게서 나는 우리나라 돈으로 여기서 받기로 하고,대신 귀하께서 송금할 금액을 재미유학생 주소로 송금하면 되는 것입니다.그래서 송금할 조소를 약속하여서 알려드립니다.

 특히 부탁하옵기로는 이 편지 보시는 즉시 송금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송금한 날짜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너무 걱정만 끼쳐서 죄송스럽습니다. 널리 양해하여 주시기를 바라며 우선 요건만 알리옵니다.

 저를 위하여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귀하에게 진심으로 감사하옵니다.

편지2

 친애하는 밀러 부인 귀하

  친히 보내주신 편지와 동봉한 그림 사진도 잘 받았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부인께서 부탁하신 대로 친구의 주소로 그림을 4월 23일 항공편으로 부송했습니다.
한국을 방문하신 페어맨 씨로부터 귀하의 가정이 신문에 소개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우리 가족과 함께 축하하오며, 기뻤습니다. 대단히 좋으신 분입니다. 그분께서 머지않아 부인댁을 방문하신다고 하였습니다.

 이곳 서울에는 지금 한창 벚꽃이 만발했습니다. 지금은 박람회가 개최 중이고 5월에는 아시아 영화제가 있어서 대단히 성황을 이루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보내드린 그림 사진 가운데 <노상>,<어머니>,<그림 그리는 소녀들>이 세점은 이곳에서 팔렸으므로 알려 드립니다. 요즘 제가 그리는 수법은 강하면서 인상적인 것을 추구하고 있으며 아름다운 화면을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의 결점을 발견하시면 솔직이 일러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부인께 재삼 감사하오며 내내 가정이 다복하시기를 빕니다.

편지3

 친애하는 밀러 부인

 친절히 보내주신 편지는 대단히 고맙습니다.

 밀러 선생이 사업의 후원자를 잃어버린 데 대해 우리들은 안타깝게 생각합니다.얼른 좋은 후원자가 발견되어서 하시는 사업이 다시 복구되기만을 우리들은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샌프란시스코에 계신 밀러 부인을 만나보시고 제가 거기로 보낸 그림 사진도 보셨다 하시는 저는 잘 보아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 그림 중 <노상>, <두 여인과 어린이가 있는 그림>과 <노인> 이 두 그림을 항공편을 보냈습니다. 이 그림인지 혹 틀리면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는 땅과 집 문제에 대해서 변호인을 댔습니다. 내가 산 집은 내 소유로 등기가 되어 있습니다. 대지도 내가 샀지만 내게 판 사람이 재판에 패소했기 때문에 내가 산 대지가 말소되고 말았습니다. 우리에게 땅을 판 대지주가 있으면 변상을 받으면 되지만 그 사람이 재판에 패소하자 행방을 감추고 재산도 없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다시 사야 되게 되었습니다. 현재 대지 주인은 이 땅값을 많이 받기 위해 우리집을 가집행철거 소송을 제기해서 지난 9월 4일이 첫 재판 날이었습니다만 우리측 변호사가 다음 9월 18일로 연기했습니다.

 우리측 변호사 말씀으로는 지상권은 얻을 수 있다고 말씀하시어 지상권만 얻으면 땅값도 다소 싸게 살 수 있으며 집도 헐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재판은 두 달 있으면 판결이 난다고 하는데 그동안 땅값을 준비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돈을 마련하는 방법을 생각 중입니다. 우리 대지는 18평이며 바로 일 년 전에 집 앞으로 큰 도로가 생겨서 갑자기 땅값이 올라서 그렇게 비싸게 되었습니다. 이 집만 완전히 해결되면 안심하고 제작생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변화가 너무 심해서 경제 사정이 균형을 잃고 있어 살아가는 데 표준을 세울 수가 없습니다.

 부인 가정에도 걱정이 생겼는데 우리들 걱정까지 끼쳐드려 죄송한 말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신의 도움으로 두 집 일이 순조롭게 잘 되기를 바랍니다.

편지4

 친애하는 밀러 부인

 친절히 보내 주신 두 통의 편지와 수표를 오늘 같은 시간에 받았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부인께서 얼마나 회답을 고대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전번에 두 그림을 보내 드린 것이 한 작품이 일부 찢어지고, 내가 잘 모르고 보내드린 데 대하여 사과를 드립니다. 9월 14일부 편지를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보내 드린 소품 두 점의 가격은 <노인>(1962)이 40달러이고, <두 여인의 대화>(1962)가 50달러입니다. 전시회 때 같이 전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동봉해 보내주신 사진의 그림 세 점은 제가 다 갖고 있습니다. <노인>(1961), <나무와 여인>(1959),<문앞>(1955) 이 세 그림을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저의 작품전시회를 계획하시고 계신 데 대하여 저도 대 찬성입니다. 누구보다도 저를 잘 이해해 주시는 밀러 부인이 해 주신다니 저는 참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금부터 더 많은 그림을 그려야 되겠습니다. 제가 현재 갖고 있는 작품들의 사진을 준비되는 대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전시회 여는 때를 대강 알려 주시면 저도 힘껏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미국에서 제 그림 전시회를 가져 제 그림 애호가를 더 많이 얻기를 원합니다. 제 그림을 사 주신 분들의 명단을 아는 대로 곧 알려 드리겠습니다.

 제 집과 땅을 위해 100달러 보내주신 데 대하여 무한히 감사합니다. 현재 부인 사정도 곤란하실 줄 아는데 이렇게 도와주셔서 무어라 말씀을 드려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땅을 위해 요긴하게 쓰겠습니다.

 아시아 제단에 한번 얘기는 해 보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자신이 없습니다. 자세한 것은 다음 편지에 하기로 하고, 간단히 알려 드립니다. 밀러 선생님의 일이 잘 풀리시기를 축원하오며 제 일에 대해 계획해 주시는 데 대해 희망을 갖고 이만 줄이겠습니다.

편지5

 친애하는 밀러 부인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카드와 친절히 보내주신 그림 사진과 미국은행권 사본(82.25) 동봉한 편지는 감사히 받았습니다. 1월 17일에 아래 주소로 작품 <강변(江邊)>을 선편으로 발송했습니다.

 Fenton Miller
c/o Brooks Walker
1280 Columbus Avenue. San Francisco 11. cal

 보내주신 편지 내용 중, 사진을 첨부해서 부인의 친지에게 판 그림을 아직 받지 못하셨다는 데 그 내용을 잘 모르며 처음 알았습니다. 언제쯤 저에게 편지하셨는지 자세히 빨리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년 11월 15일 이리로 이사와서 부인이 보내주신 카드밖에 받지 못하였습니다. 혹 편지가 잘못되었는지 퍽 궁금하옵니다.

 그리고 그림 가격으로 보내주실 수표는 송금수표로 하되 한국은행이라고 지명을 하지 말아주셨으면 저에게 도움이 되겠습니다. 꼭 부탁드립니다.

 크리스마스 카드와 그림을 팔아 주신 데 대해 재삼 감사드립니다.

편지6

 친애하는 밀러 선생께

 보내주신 편지를 잘 받아 보았습니다. 편지를 받을 적마다 온 가족은 기뻐합니다.

 보내드린 그림도 무사히 도착되었다 하니 안심이 됩니다. 모든 일에 이같이 돌보아 주시며 저의 처지를 잘 이해하여 주시는 내외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저의 그림에 대해 솔직히 말씀하여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맥도널드 씨가 한국을 떠나신다니 섭섭합니다. 보내드린 그림의 가격은 지난번에 보내드린 사진의 가격 그대로 팔아 주시든가, 혹 그 그림을 사기 원하시는 분이 가격이 많다고 하면 귀하께서 적당히 하셔서 팔아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그림이 팔리면 그 돈으로 화구를 살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백색(blanc de zinc)을 많이 쓰기 때문에 그림이 팔린 돈의 절반은 백색으로 사고, 남은 돈으로는 우송료와 도널드 여사에게 부쳐드린 우송료를 제하고 지난번과 같은 색깔을 사 보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허물없이 부탁을 합니다. 다시 한번 심심한 사의를 드리오며 회답을 기다리겠습니다.

편지7

 친애하는 밀러 부인

 그동안 안녕하십니까. 잡지에 소개할 원고 재료를 속히 보내 드리지 못해 대단히 죄송합니다. 오늘 그림 사진과 저에 대한 기사를 보내 드리오니 부인께서 이것들을 참고로 해서 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게 대해 부인께서 더 잘 알고 계시니 모든 것을 참작해 주시기만 바랄 뿐입니다.

 화실 사진이 잘 안 되어서 보내드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시 사진이 되면 보내 드리겠습니다. 별도로 오늘 보낸 그림 사진은 원색 슬라이드 일곱 매하고 흑백 사진과 필름을 항공편으로 보냈습니다. 제가 보낸 그림 사진과 부인께서 가지고 계신 그림들 중에서 부인께서 좋으시다고 생각하시는 것으로 선정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보내드린 그림사진이 좋지 않아서 부인께서 가지고 계신 그림을 사용하시는 게 더욱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부인께서 하시는 일에 전적으로 만족하오며 이렇게 애써 주시는 부인께 감사합니다. 간단히 알리오며 내외분의 건강을 빕니다.

 추신 : 지금 막 항공편으로 보내주신 잡지와 편지를 잘 받았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곧 또 편지 드리겠습니다.

편지8

 친애하는 밀러 부인

 친절히 보내주신 편지는 반갑게 받았습니다. 제가 드린 그림 사진들은 잘 되지를 않았으나 부인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잡지에 실리게 되는 것을 나와 우리 가족들은 기쁘게 생각하며 우리들은 감사를 드립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내주실 물품은 유회구(油繪具, 오일페인트)로 보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보내주실 APO는 아래 주소로 보내주십시오.

 Col. V. A. Cillis
Signal Support
Det APO 301

 지난번에 보내드린 표지 사진과 다른 그림 사진은 제가 간직하고 있습니다.

 벌써 12월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부인의 내외분과 가족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있으시기를 축원하옵니다.

편지9

 친애하는 밀러 부인

 5월 30일 항공편으로 그림 여섯 점을 부송(付送)하였습니다. 한 점 더 부쳐드렸습니다. 잘 도착되기를 바랍니다.

 <나무와 행인>(1962. 50달러)
<풍경>(1963. 60달러)
<나무 밑>(1963. 60달러)
<노상>(1962. 60달러)
<귀로>(1962. 100달러)
<나무와 행인>(1964. 50달러)

 이곳 서울은 대학생 데모로 비상계엄에 있습니다. 속히 해제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간단히 알리오며 하절기 부인의 건강을 빕니다.

편지10

 친애하는 밀러 부인

  보내주신 편지와 수표는 반갑게 받았습니다. 부인께서 힘껏 도와주셔서 무한히 감사하오며 우리 가족도 안정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곳은 요즘 비가 오지 않고 가물어서 농촌에서는 매우 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부인께서 물어보신 그림 <노상>은 대강 동봉한 사진과 비슷한 색으로 되어 있으나 백색이 감돌고 무거운 색조로 그려졌습니다. <시장>은 10.5인치*8.25인치 크기의 그림입니다. <고목과 행인>은 흑색과 백색이 대조가 되어 있습니다. 이 그림은 전에 그렸던 그림을 좀더 크게 그리기 위해 다시 그린 그림으로 1960년도에 완성되었으며 전의 그림(작은 것)은 지워 버렸습니다.

 <집과 유동(오후)>은 인상파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지붕은 누런색, 벽은 밝은 토색, 지면은 토색이며 그림자는 흑색, 아이들은 백색, 노랑색, 분홍색 이러한 색조로 그려진 것입니다. 1955년도 [국전] 출품작입니다.

 현재 제가 그리는 그림은 색조에 대해서 큰 변화는 없으며 단색조로 그리는 그림이 많습니다. 혹 전체 화면을 살리기 위해서 약간의 색을 쓸 정도입니다.

 부인의 호의에 온 가족이 재삼 감사 드리오며 가정에 다복하심을 빌며 이만 간단히 알리옵니다.

편지11

 친애하는 밀러 부인

 친절하신 부인의 편지를 받고 우리 가족과 함께 퍽 반가왔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궁금해서 내가 편지를 쓰려고 했습니다.

 이번 케네드 군의 대학졸업과 여러 가지 상을 받은 데 대하여 우리 가족 모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도 올 여름 가을엔 몹시 바빴습니다. 그리고 금년 국전에 심사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국립미술관에서 전시중에 있습니다. 한국의 가을하늘은 몹시 맑고 단풍나무는 앙상한 나무줄거리로 변해 가고 있습니다. 저에게 가을과 봄은 그림 그리기에 알맞은 계절입니다.

 귀하의 계획하신 아프리카 지역 영화 배급회사일이 아무쪼록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를 우리들은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작품 <노상에서>는 친구되시는 분을 위하여 잘 간직하겠습니다. <나무와 행인>, <집과 아이들> 이 두 그림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금년에 전시된 전시회 카탈로그하고 봄의 소품전 때 신문에 소개된 것도 별도로 부송하였습니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나 로스엔젤레스의 주인이나 대리인들과 교제를 갖는 것이 좋으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편지12

 친애하는 밀러부인

 그동안 얼마나 바쁘셨습니까.

 케네쓰 밀러 부인 편지를 두 번이나 받았습니다. 친절하신 부인이었습니다. 잔금의 그림값 80$도 보내주시고 또 한 점 사 주셨습니다.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케네스 밀러 부인께서는 그동안 병석에 계시다 휴양여행도 하셨다고 합니다. 이러는 동안 올해가 송두리채 나로부터 날라가 버린 듯 싶었다고 하시며 올해 남은 동안에는 저의 그림 좀 더 잘 처리해주실 생각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 그림 사진도 더 보내드렸습니다.

 모두가 부인의 은덕으로 알고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부인과 밀러선생의 사업이 더욱 빛나기를 축복합니다.

편지13

 친애하는 마가렛 밀러 부인께

 고대하던 부인의 서신을 받고 대단히 반가웠습니다. 나이지리아에 게시는 동안 퍽 바쁘신 줄 믿고 있었습니다.

 항상 친절하신 부인의 편지를 받아보고 우리 가족들도 기뻐서 어쩔 줄 모릅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샌프란시스코에 계시는 펠톤 밀러 부인한테서는 아직 아무런 편지가 없었습니다.

 정월달에 보내드린 그림도 잘 받으셨는지 궁금도 하여 수일전에 편지를 보내고 회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마 그 부인께서는 건강이 좋지 못해서 소식이 없는 줄 부인의 서신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부인께서 물어보신 나무와 여인이 있는 큰 그림은 아직 제가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서울서 열린 [자유국제전]에 출품되었던 그림입니다.
부인께서 이 그림을 사주신다니 더욱 감사합니다. 부인께서 이 그림을 사주시면 제게는 참으로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저는 요즘 억울하고도 딱한 사정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현재 살고 있는 대지를 오래 전에 산 것인데 속아 산 것으로 되여 또다시 사지 않으면 집을 철거 당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대지주는 많은 땅값을 요구하면서 사지 않으면 집을 철거하겠다는 것입니다. 하도 딱해서 저의 심정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부인의 친절하신 호의를 재삼 감사 드리오며 내외분의 건강과 행운이 있으시기를 축원합니다.

 1963. 7. 29.

편지14

 친애하는 밀러 부인

 기다리던 편지를 받아보고 대단히 반가웠습니다.

 부인께서 마음에 드신 집으로 이사하시고 밀러 선생님께서도 투자하시는 분을 발견하시어 우리 가족들도 함께 기뻐합니다. 사업에 성공을 빌며 새 집에 행운이 함께 깃들어서 새해를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저의 전시회를 위해서 힘써주시는 은덕을 감사하오며 그림을 부송하는데 부인이 말씀하신 생각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Mr. John H. Rioks 씨는 홍콩으로 이사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뉴욕에 제 그림을 가지고 계신 분들의 주소도 알려드리겠습니다. 여기 반도화랑은 지금도 경영하고 있으며 제 그림을 지금도 팔고 있습니다.

 Mr. John H. Rioks
33 STANLEY UILL AGE ROAD
16th FLOOR HONG KONG

 선편으로 보내드린 <노인> 그림을 받으셨다 하시어 안심이 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테니스 밀러 부인께서 보내주신 두 째번 편지로 알았습니다. 1월 7일 부 보내주신 편지입니다. 그전 크리스마스는 받았는데 그전에 내게로 전 주소로 보내주신 첫번 편지를 받지 못했다는 걸 1월 7일 편지로 알았습니다. 부인의 편지로 재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우선 힐턴 밀러 부인께 선편으로 그림과 편지도 함께 1월17일에 보내드리고 어떻게 된 내용인지 자세히 알려 달라고 편지를 내고 지금 회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곳 국제 우체국에 가서 알아보았으나 그 편지가 등기 우편인지 아니면 보통 우편인지 몰라서 우체국에서도 등기번호를 알아야 기록을 볼 수 있다고 하니 제게 "힐턴 밀러" 부인께서 제게 보낸 맨 첫 번 편지가 등기 우편이면 그 등기번호를 곧 알려 주시면 알아보겠습니다. 우편 배달부에게도 물어 보았는데 전주소로 그런 편지를 전한 일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회답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외분 건강과 만복을 축원합니다.

편지15

 친애하는 밀러 부인

 우선 지난번 화재에 댁이 무사하였음을 무엇보다도 다행으로 생각하옵니다. 사실 ㅁㅁㅁ이라고 할 수밖에 없겠지요. 아마 그때 광경을 상기하기만 해도 무서운 일이실 것입니다.

 7월 22일 편지와 8월 3일 편지를 받았으며 다시 한번 부인께서 여러 가지 생각해 주시는데 깊이 감사했습니다.

 사실인즉 미국내의 수표에 관해서는 잘 알지 못하였고 국내사정으로 보아서 은행수표만이 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은행수표를 만드는데 저의 이서(裏書)가 필요하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지금 가지고 계신 수표는 본인이 지정한 사람이 저의 이서없이 용이하게 현금으로 찾을 수 있는지요. 만약 그렇다면 은행수표로 하지 마시고 그대로 그 사람에게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가장 상책인 것 같습니다.

 수표를 그냥 그 사람에게 보내드려도 저의 이서가 필요할 때에는 '월드하우스 갤러리'에 다시 편지를 내셔서 그 사람 이름으로 새로 수표를 발송하도록 부탁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두가지 방법이 제가 알기에는 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은데 부인께서 또 다른 좋은 방법이 있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항상 부인이 염려하여 주시며 수고해 주시는 데 감사 올립니다. 언제 이러한 부인의 성의에 보답하여 드릴 날이 있을지 두려워집니다. 그러나 그럴 때는 올 것 같습니다.

 밀러씨에게 부디 안부 전하여 주시옵소서.

편지16

 친애하는 밀러 부인

 이해도 며칠만 지내면 크리스마스와 신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친절하신 부인의 은덕으로 금년도 무사히 보내게 된 것을 무한히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금년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면서 부인과 밀러 선생께 하나님의 축복이 있으시기를 바라오며 신년에도 부인의 가족에게 모든 일에 만복이 깃들기를 축원하옵니다.

 밀러 선생 사업에는 더욱더욱 번창하여서 모든 일에 소원 성취하시기를 나와 우리 가족들은 진심으로 축원하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제가 경주에 갔을 때 석조각에서 탁본(Rubbing)으로 찍은 것으로 동양표구로 꾸며서 보내려 했으나 저의 사정으로 12월 11일 선편으로 보내드리게 되어 봄에나 받아 보시게 된 것을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다만 저희 마음의 표시일 뿐입니다.

 재삼 모든 일에 하나님의 축복이 있으시기를 빌며 더욱더욱 행복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를 축원하옵니다.

 Park Soo Keun

  • 실리아 짐머맨에게
  • 베라 에버스타트에게
  • 김훈 내외에게
  • Louis G,Cowan내외에게

실리아 짐머맨에게

 [친애하옵는 실리아 짐머맨 귀하]

 보내 주신 편지와 카탈로그를 미 공보원을 통해서 잘 받았습니다.대단히 감사하오며 온 가족이 기뻐합니다.

 김영기, 송재호 씨에게도 알려 드렸습니다. 대단히 기뻐하였습니다. 김기창씨 내외분 작품도 진열에 선정되었으나 작품이 없어서 전시가 안 되었다는 안부도 전하였습니다. 이상범씨 외 작품을 서해안 지방에서 전시 중이라는 내용을 잘 몰라서 안부를 전하지 못하였습니다. 혹 문교부에서 선정한 작가 15명의 작품인지 알고자 합니다. 이상범 씨를 만나 안부를 전하였습니다.

 책에 15명 작가에게 채색 목판화로 연하장을 만들어 보자고 의논 중에 있습니다. 대부분 판화는 경험이 없어서 좀 곤란한 것 같습니다만 그 외 작가에게 부탁하면 어떻겠습니까. 알고자 합니다. 그리고 언제까지 작품을 보내 드려야 합니까.

 그리고 개인전을 미국에서 꼭 갖고 싶습니다만 작품이 부족해서 걱정입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좀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모든 일을 극복하자니까 생활난에 허덕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국가와 민족을 살리며 재질있는 작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꼭 작품전시를 갖고 싶어서 앞으로 자세한 편지를 올리겠습니다.

 한국에 계실 때나 다름없이 우리 국가/민족예술을 위하여 적극 협력하여 주신 귀하께 재삼 심심한 사의를 드리옵니다.

베라 에버스타트에게

 친애하는 베라 에버스타트 부인

 신년에 보내 주신 친절하신 서신을 반갑게 받아 보았습니다.

 귀하의 결혼을 나아 우리 가족들은 축하를 드리옵니다. 그리고 내외분의 영원한 행복을 빕니다. 특히 주인께서 제작생활에 이해가 깊다 하시니 앞으로 좋은 작품을 기대하며 결혼생활이 더욱 행복하시기를 빌며 축하합니다.

 1965. 2. 11.

김훈 내외에게

 金薰兄 내외분께

 보내주신 편지는 반갑게 받아 보았습니다. 자세한 편지를 주신 데 대하여 감사합니다. 편지를 읽으면서 김형이 고국을 그리워하시는 마음 안타까웠습니다. 어느덧 벌써 입동도 지나고 서울 날씨는 쌀쌀해졌습니다. 요즘 서울 거리는 김장준비에 분주해졌습니다.

 형의 개인전을 축하하오며 특히 호평을 받으셔서 대단히 기뻤습니다. 우리 미술계를 위해서라도 성공하셔야 하며 앞으로 대성하기를 축원합니다.

 귀국전으로 장두건씨, 권옥연씨 전시가 있었습니다. 두 분 모두 좋은 작품을 보여주었습니다. 권옥연씨 작품평은 '회색이 감도는 생명의 신비'라는 김영주씨의 호평이었습니다. 제12회 산미전시(産美展示)에는 유강열씨, 정규씨도 출품하였으며 김상대씨 개인전은 덕수궁에서 전시하였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었습니다.

 금년에는 청년작가들의 벽전(壁展)이 유행하여 홍대(弘大) 출신 멤버로 [벽전]이 있었고, [1960年展]은 서울 미대생으로 구성되어 덕수궁에서 벽 전시회가 있었고, 고교생으로 구성된 10대의 [우미협회전(友美協會展)]이 덕수궁 북쪽 벽에서 전시되었지요. 모두 비구상 경향이 많았으며 젊은 그들의 의욕이 대단히 좋았습니다. 박성규는 귀국 중 스크래치 보드 畵 작품을 가지고 반도화랑에서 전시를 가졌습니다.

 현대미술가연합을 결성, 대표위원에 유영국씨가 선출되었습니다. 참가단체는 현대미술협회(現代美術協會), 조형파협회(造形派協會), 1960년미술협회(年美術協會),제작동인전(制作同人展), 무소속(회화·판화·조각) 각도 대표를 선출하여 전국 현대미술가들이 당면한 혁명과업을 이룩하기 위하여 작가의 권익을 찾아야 한다고 외치며 활발히 진행중에 있습니다.

 김병기씨에게 주소를 전하였더니 직접 편지드리겠다고 하셨습니다. 뉴욕가실 준비에 바쁘실 줄 믿으며 그동안 건강을 빕니다. 안녕히.

Louis G, Cowan 내외에게

 .Mr. and Mrs. Louis G. Cowan,

 뉴욕 월드하우스 화랑에서 한국 현대 전시때 저의 작품 <모자(母子)>와 <노상(路上)>을 사주신데 대하여 감사하옵니다.

 기쁜 성탄과 희망의 새해를 격축하나이다.

 1959. 9.